작성일 : 17-08-13 14:50
[뒤끝뉴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울고 웃은 문 대통령
 글쓴이 : 옥법칙
조회 : 25  
 

문 대통령, 역대 정부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만나   

피해자들 “초대해 주셔서 감사” 모처럼 웃음   

그간의 고통과 서러움 토로하며 눈물 짓기도   

문 대통령 “앞으로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자 임성준 군에게 야구선수 모형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어깨를 다독이며 그간의 어려움을 위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알려진 뒤 대통령이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경청하며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로 진심 어린 공감을 표했고, 울먹이는 피해자에게 “같이 해 나갑시다”라며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 피해자 어깨 다독이며 아픔 경청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김미란씨로부터 편지를 받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청와대 경내 행사장에서 15명 피해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어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피해자들의 사연을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겪은 일들을) 말해달라”며 격의 없는 소통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울먹이는 피해자들을 달랬고, 권은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대표로부터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가습기 살균제 리포트’라는 책을 선물 받고 “잘 읽겠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이 슬픔에 복받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자, “얼마나 힘드신가”라고 위로한 뒤 “같이 해 나갑시다”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눈물을 훔치자 “우리 환경부 장관도 눈물이 나서…”라고 말하며 김 장관의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후유증으로 산소통을 갖고 다니며 호흡하는 임성준(14)군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임 군의 산소통을 바라보며 “이렇게 산소통을 들고 다녀야 하나”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 군에게 사인을 해 주는 문 대통령에 “성준이 여자친구를 위해서도 사인을 해 달라”는 주문이 나오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야구를 좋아한다는 임 군에게 미리 준비한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선수들의 피규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울음바다 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날 만남은 대통령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은 “그냥 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다 썼을 뿐인데 우리 아이가 죽었다”며 “20년 동안 마트에서 가습기를 팔아 왔는데 국가가 아무 잘못이 없는 것인가. 우리가 비속 살인자인가”라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죽고 싶지만 남아 있는 아이를 위해 살고 있다”며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피해자 가족들의 발언이 시작되자 울음바다가 됐다”며 “대통령 눈이 굉장히 충혈됐고, 참느라 애를 많이 쓰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그간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음은 물론 피해 발생 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피해자 및 피해자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추진하겠다”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통령이 직접 끝까지 챙겨나가겠다” 고 약속했다.  

  

안방의 세월호로 불린 가습기 사태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는 조순미 '너나우리' 공동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주고 있다. 고영권기자

   

 

가습기 살균제는 판매가 시작된 1994년부터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후 정부가 판매를 금지한 2011년까지 수천명의 피해자가 발생, ‘안방의 세월호’로도 불린다. 지난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5,615명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195명에 달한다.  

앞서 이명박 정부가 2011년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피해대책과 재발방지를 총괄하겠다고 했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 책임까지 드러났지만 대통령의 사과나 피해자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는 피해 접수 및 대책 마련에도 소극적이어서 피해자 및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 직접 사과 방안을 검토하고, 이날 실제 만남이 이뤄진 데 피해자들의 숙원인 진상규명과 피해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를 공약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만남에는 당정청 핵심 관계자가 총출동해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를 엿보게 했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아울러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배석했다. 피해자 측에서는 권은진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유가족 연대 공동대표와 임성준 군을 비롯해 최숙자(62) 가습기살균제 피해 3,4단계 유족모임 공동대표 등 15명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면담 내내 의료진을 대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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